‘귀멸의 칼날’, ‘주술회전’도…사우디서 성황 중인 일본 애니메이션, 종교 규제 완화로 남녀 모두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간절함


(사진) ‘제다 시즌2022’ 체험형 행사 구역 ‘애니메이션 빌리지’ (C) 2002 MASASHI KISHIMOTO / 2007 SHIPPUDEN All Rights Reserved.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민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문화·종교적 이유로 제한된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석유 의존적 경제에서 벗어나면서 단숨에 개방되었고 문화에 굶주린 국민들은 엔터테인먼트 소비에 나섰다. 자금난 및 인력 부족으로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 입장에서 신시장 개척은 밝은 화제이지만, 해외에서 사업을 펼치기에 앞서 현지 가치관을 이해하는 작업은 빼놓을 수 없다. 사우디에서 개최된 대규모 애니메이션 행사의 성공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살펴보겠다.

◆ 일본 애니메이션은 매니아층이 선호하는 서브컬처가 아닌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

문화 축제 ‘제다 시즌2022’가 지난 5~7월에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렸다. 에이벡스 아시아(Avex Asia)와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한 현지 이벤트회사 세라의 라이어 자하르 아랍 씨는 다양한 행사 중에서도 일본 인기 콘텐츠들이 한자리에 모인 체험형 행사 구역 ‘애니메이션 빌리지’는 “내방객 수 및 굿즈 구매자 수 모두 가장 성공한 구역 중 하나”라고 말한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로 행사가 중단되고 이번에 제2차 개최를 맞은 ‘제다 시즌’은 2019년 제1회 개최 때 약 1,500만 명이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국민 행사다. ‘애니메이션 빌리지’에는 사우디에서 큰 사랑을 받는 ‘기동전사 건담’, ‘귀멸의 칼날’, ‘캡틴 츠바사’, ‘‘공각기동대 SAC 2045’, ‘고질라’, ‘주술회전’, ‘진격의 거인’, ‘나루토’, ‘팩맨’, ‘HUNTER×HUNTER’, ‘BLEACH’,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등 12개 콘텐츠의 체험형 행사장이 설치됐고, 굿즈를 살 수 있는 ‘애니메이트 숍’과 ‘산리오 숍’도 출점했다. 라이브 무대에서는 에메(Aimer), 아오이 에일(藍井エイル), 미와(miwa) 등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부른 가수들이 연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제작에 참여한 에이벡스 아시아의 다카하시 슌타 대표이사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력이 매우 크고 일본은 물론 세계에서도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규모의 애니메이션 체험 행사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매니아층이 선호하는 서브컬처가 아닌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내방객 중 연령층 쏠림 없이,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여성들이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5년 전부터 업무상 현지를 방문하고 있는데, 당시는 남녀가 함께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회는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다카하시 대표이사 사장)

◆ 일본 문화의 특징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가치관 상통, 엔터테인먼트는 가능성을 내포한 분야 중 하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1980년대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이 TV로 방영됐고 특히 ‘UFO로보 그렌다이저’와 ‘캡틴 츠바사’가 인기를 끌었다. 또한, 최근 VOD의 보급으로 한층 다양해진 작품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호화롭고 우아하며 보수적, 그리고 예의 바른 점과 같은 일본 문화의 특징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가치관과 상통했을 겁니다” (세라/라이어 자하르 아랍)

반면, 문화·종교적 이유로 엔터테인먼트가 엄격히 제한돼 온 나라이기도 하다. 분위기가 바뀐 발단은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개혁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랫동안 석유 수출에 의존해 온 산유국으로 유가 변동 및 지구온난화 문제로 인한 역풍을 맞으면서 산업의 다변화를 내세운 ‘비전 2030’을 공표했다. 그중 하나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살만 왕세자가 운영하는 미스크재단은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2021년 미스크재단의 자회사 망가프로덕션과 도에이애니메이션이 공동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저니’가 개봉했다. 살만 왕세자의 개혁 노선에 따라 엔터테인먼트는 빠르게 개방됐고 영화관이 줄줄이 들어섰다. 201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로 일본 애니메이션 행사 ‘사우디 애니메이션 엑스포2019’가 개최돼 3일간 3만 7,800명이 다녀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매우 미성숙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업계 성장 가능성이 컸습니다. 2018년에는 최소한으로 밖에 엔터테인먼트를 접할 기회가 없어 즐겁고 발전성 있는 아이디어를 원했지만, 충분한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엔터테인먼트는 사회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자 큰 가능성을 지닌 분야 중 하나입니다. (세라/라이어 자하르 아랍)

1980년대보다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때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은 TV 화면을 통해서만 즐기는 ‘닫힌 엔터테인먼트’였다. 거기에 ‘체험’이라는 자극적인 즐길 거리가 더해지고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굶주림에서 해방도 맞물려, 애니메이션 열기가 단번에 불붙은 것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상으로 보인다.

◆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요 시장이 될 가능성도…체험형 애니메이션 빌리지에 대한 반향 절대적

2018년 여성의 자동차 운전이 허용되는 등 사우디아라비아의 종교적 규제는 점차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는 영화 속 동성애 장면으로 인해 이슬람 국가에서 상영 금지됐다.

종교는 민감한 문제로 사업하는 데 앞서 깊은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애니메이션 빌리지’의 성공은 콘텐츠별 IP홀더가 있는 일본 기업인 에이벡스 아시아와 현지 풍습과 가치관을 두루 알고 있는 세라가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애니메이션 빌리지에 대한 반향은 크고 새로운 대규모 개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사우디아라비아 각지에서 나옵니다. ‘애니메이션을 체험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은 빌리지에서 타운으로, 나아가 시티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성공을 계기로 앞으로도 에이벡스 아시아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검토 중입니다” (세라/라이어 자하르 아랍)

사우디아라비아의 젊은층은 엔터테인먼트를 원하고 있고 호기심과 소비 의욕도 왕성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 매력적이고 신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기업과의 비즈니스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글/고다마 스미코)

*출처 : 오리콘 뉴스 / https://www.oricon.co.jp/special/60004/ / 2022/08/04 08:40:00

*본 기사 번역은 JK Daily 책임 하에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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