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리더와 연구자 인재 육성을 둘러싸고 일본인 학생의 해외 유학이 저조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33년까지 연간 50만 명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있지만, 현재 중국이나 한국에도 뒤처지고 있는 상황으로, 자국을 중시하는 기조가 두드러진다. 코로나19 사태에 더해 엔화 약세 등에 따른 비용 상승 등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민관 차원의 지원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 가는 인물이 되어 주길 바란다” 공익재단법인 ‘사사카와평화재단’(도쿄)의 스나미 아쓰시 이사장은 지난 7월 초, 사사카와 장학금 제1기생으로 선정된 35명에게 기대감을 담아 이같이 말했다.
장학생들은 미국 하버드대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 등 미국과 영국의 유력 대학에 1학년으로 입학한다. 학사학위 취득까지 드는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 유학 비용으로 연간 1,000만 엔 이상을 지급한다. 파격적인 장학금을 만들게 된 배경에는 이 재단의 강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문부과학성 등에 따르면 학위 취득을 포함한 주로 장기 유학생이 8만 명 이상이었던 2004년부터 감소세를 걷고 있어, 최근에는 6만 명 전후로 추이된다. 코로나19 사태에 접어든 2020년은 4만 명대로 떨어졌다.
일미교육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서 미국행 유학은 2021년 기준 약 1만 3,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1997년(약 4만 7,000명)의 30%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은 중국 약 29만 명, 인도 약 20만 명, 한국 약 4만 명이 상위 3위로, 일본은 나이지리아에 이어 11위다.
“세계 최고 수준의 유망한 인재가 모이는 교육의 장에 일본 학생이 잘 가지 않는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일본의 미래는 없다”며 스나미 이사장은 걱정한다.
× × ×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재학자 1,000명당 유학생 수(2019년)는 비영어권 기준 프랑스 38.4명, 독일 37.2명, 한국 33.5명, 중국 22.6명에 비해 일본은 16.0명에 불과하다.
정부의 2018년도 조사에서 50% 이상의 청년이 ‘해외 유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해외 고등학교 및 대학·대학원에 진학해 졸업하고 싶다’는 불과 5.1%로, 미국의 19.8%, 한국의 14.5%를 크게 밑돌았다.
한편, 지난해 정부 조사에 따르면 유학에 흥미나 동경은 있지만 유학하지 않는 이유는 ‘경제적 여유가 없다’가 최다였고, ‘치안 걱정’과 ‘어학 능력 부족’이 뒤를 이었다.
도쿄 소재 대학 3학년 남학생(20)은 코로나 사태 영향 등으로 1, 2학년 때 유학을 단념했다. 올해는 고2 동생이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고 부모님 부담을 생각하니 “유학 가고 싶다”는 말을 꺼내기 어렵다. 기업 구인공고가 시작되는 이 시기에 유학하게 되면 ‘뒤처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크다고 한다.
남학생은 “어학은 국내에서도 배울 수 있다. 무리하게 유학을 가서 부담에 걸맞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자신도 없다”고 밝혔다.
× × ×
해외 유학이 저조한 상황에 일본 정부도 뒷짐만 질 수 없다. 올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의장을 맡은 정부의 ‘교육미래창조회의’는 코로나 이전에 연간 22만 2,000명 정도였던 일본인 학생의 해외 유학을 2033년까지 연간 5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장기 유학의 경우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수준인 15만 명(코로나 이전 약 6만 2,000명) ▽중·단기 유학은 23만 명(코로나 이전 약 11만 3,000명) ▽고등학교 단계 유학은 12만 명(코로나 이전 약 4만 7,000명)을 목표로 잡았다. 유학 분위기 조성과 유학하기 쉬운 환경 정비가 향후 최대 과제가 된다.
민관 차원의 공동 사업인 ‘날아올라! 유학 JAPAN’은 급부형 장학금을 전개한다. 2014년도부터 2022년도는 260개 단체와 기업, 개인으로부터 약 123억 엔의 기부금을 모았고, 대학생 약 6,100명, 고등학생 약 3,400명이 뽑혔다.
2023년도부터 2027년도까지 총 5,000명의 유학생을 위해 기부금 100억 엔 조성을 목표한다. 문부과학성 담당자는 “청년들의 도전 정신을 응원하는 범국가 차원의 노력에 속도 올리겠다”고 밝혔다. (미야케 요코)
◇
메이지대학, 고바야시 아키라 준교수(국제교육)의 이야기
일본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저조한 가운데 해외 유학을 상정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가정은 한정되며, 상당수의 학생은 유학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오늘날, 유학 필요성을 찾지 못하는 청년도 늘고 있다고 느낀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날들은 자신을 단련할 수 있다. 첨예화되는 국제 정세를 알고 자신과 일본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넓고 깊게 생각하는 가능성도 길러질 것이다. 청년들이 해외에서 배우는 것은 자국의 안전보장상 관점에서도 필요하다.
학생의 유학은 ‘사회 전체를 뒷받침하는’ 관점에서 중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써 현재 수준 이상의 민관 펀드 설립 등도 검토해야 한다. 대학에서 전문과목을 배우는 3, 4학년 시기에 유학을 가고 싶다고 생각해도 취업 준비 시기와 겹치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학생도 많다. 구직공고 시기 재검토 등 환경 정비도 추진하길 바란다.
* 산케이신문 https://www.sankei.com/article/20230911-JG7HD65MNFPJVHSSZDRYRZ5K2M/ 2023/09/11 20:14
* 본 기사 번역은 JK Daily 책임하에 진행하였습니다.
<저작권자 ⓒ JK Dail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