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빅사이트(도쿄도 고토구)에서 자동차의 최신 기술 전시회 ‘재팬모빌리티쇼’(구 도쿄모터쇼)가 26일 개막한다.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인터넷과의 융합, 자동화, 전동화 등 CASE(케이스)로 불리는 차세대 기술을 적용하는 자동차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일본의 경쟁력을 알리는 무대다. 25일 보도용 공개에서 대형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자동차(EV) 분야에서 반격이 될 만한 기술 등을 선보였다.

가상현실로도 즐긴다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차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사장이 가슴을 펴고 소개한 EV 스포츠카의 콘셉트카 ‘닛산 하이퍼 포스’는 출력이나 주행거리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여겨지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를 채택했다. 또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체험할 수 있는 전용 헬멧을 착용하면 현실과 가상 어느 세계에서도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유니크한 IT 기능을 탑재했다. 정차 중인 차가 게임 시뮬레이터가 되어 타임어택 등을 통해 운전기술을 연마할 수도 있다고 한다.

토요타는 “전하고 싶은 것은 다양성이 넘치는 미래”(사토 고지 사장)를 주제로 고급차 렉서스 이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짐받이가 있는 픽업 트럭, 밴 등 차세대 EV를 발표했다. 차세대 EV 중 일부는 수십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차체 부품을 일체화로 성형하는 새로운 공법 ‘기가캐스트’도 적용해 차체 강성을 높이고 우수한 주행 안전 성능도 구현했다.

해외 업체를 추격
EV 외길 노선인 미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 등 해외 제조업체들이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데, 일본 업체도 전고체 배터리와 IT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 창출, 기가캐스트 등 제조 기술로 대항책을 펼치고 있다. 실제 상품이 투입되기까지 기술 연마를 통해 테슬라, BYD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이에 더해 근거리 이동과 세컨드카, 상용차 등 일본 내 잠재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경차 EV 콘셉트카도 다수 등장했다.

스즈키는 자사의 강점인 실용적인 미니 왜건 EV ‘eWX’, 다이하쓰공업은 승용차와 상용차의 각각 설계 측면에서 유연성을 높인 EV만의 강점을 살린 시제차를 발표했다. 스즈키는 다이하쓰, 토요타 3사와 공동 개발해 연내 투입할 예정인 상용차 미니 밴도 선보였다.

‘하늘을 나는 차’도
한편 혼다와 SUBARU(스바루)는 CASE를 통해 기존 차량의 범주를 초월한 새로운 모빌리티(이동수단)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이동의 제약에서 해방해 이동 시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모빌리티”로서 미 제너럴모터스(GM) 등과 개발 중인 자율주행 EV 무인택시 ‘크루즈 오리진’을 소개했다. 스바루는 ‘하늘의 이동 혁명’의 실현을 추구하는 에어모빌리티(하늘을 나는 차) 콘셉트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프로펠러를 탑재한 거대한 원반과 같은 하늘을 나는 차는 혼다의 항공우주 분야 엔지니어와 자동차 부문이 협력해 개발 중이며, 이미 비행 실증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쇼에는 역대 최다인 약 475개사가 참가했다. 주최자인 도요타 아키오 일본자동차공업회 회장(토요타 회장)은 100만 명 규모의 관람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케다 노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