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푸른 고요함을 담은 호수, 도야호

  홋카이도(北海道) 여름 여행 중 갑작스럽게 계획을 변경한 적이 있다. 삿포로 시내 관광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했으나, 문득 고요한 자연이 그리워져 도시를 벗어나기로 했다. 목적지는 삿포로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도야(洞爺)라는 지역이었다. 일본에서 세 번째로 큰 칼데라호인 도야호(洞爺湖)를 품고 있는 곳이다. JR을 타고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하며 도야역으로 향했다.


(왼쪽) 도야역 내부의 모습 / (오른쪽) 도야역 밖 마을의 모습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처음 내렸을 때는 역사 내에 꽤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그러나 바깥으로 나가보니 세 명 이상의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차분하게 여행을 하고 싶었던 터라 한산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역에서 도야호까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도야의 호수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역 앞에 위치한 정류장에서 버스 운행표를 확인하니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었다. 막간을 이용해 주변에 늘어선 주택가를 구경하며 산책하기로 했다.


도야역 인근 바닷가. 앉아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벤치가 있다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차와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정류장에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바다가 있었다. 바다 앞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왼쪽) 버스에서 내린 뒤 호수로 걸어가는 길 / (오른쪽) 넓은 도야호의 풍경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시간 맞춰 정류장으로 돌아와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로 10분 정도 오르막길을 타고 가서 도야호와 가까운 정류장에서 내렸다. 물가가 보이는 방향으로 쭉 걸어가니 넓은 호수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도야호의 첫인상은 ‘정말 맑고 푸르다’였다.


(왼쪽) 호수 옆으로 산책할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 (오른쪽) 유람선 선착장과 티켓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우선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호수의 풍경을 감상했다. 산책하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산책하는 길 옆에는 유람선 선착장이 있었다. 많은 정보를 알아보지 않고 왔기 때문에 유람선을 운행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제대로 즐겨야겠다는 생각에 유람선을 타기로 했다. 유람선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었고, 티켓은 1,500엔이었다. 우선 티켓을 구매한 뒤, 점심을 먹으러 음식점으로 향했다.

(왼쪽) 삿포로 클래식 맥주 / (오른쪽) 해산물 스프카레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도야호 근처에 있는 스프카레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운 좋게도 호수가 보이는 통유리창 앞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호수를 바라보며 홋카이도 지역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맥주인 삿포로 클래식 한 잔을 주문해 마셨다. 이때 삿포로 클래식 생맥주를 처음 마셔봤는데, 살면서 먹어본 맥주 중 가장 맛있다는 생각을 했다. 맥주를 절반 정도 마셨을 때 주문한 해산물 스프카레가 나왔다. 한국에서 먹던 카레와는 다른 맛과 질감이었다. 국물로 된 카레와 구운 채소, 해산물이 잘 어울렸다.
  
유람선에 입장하는 모습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에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러 호수에 돌아왔다. 줄을 따라 유람선 내부로 들어가니 넓고 깔끔한 공간에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었다. 필자는 유람선을 타는 내내 바깥에 있었기 때문에 테이블을 이용하지는 않았다.


유람선에서 본 호수의 풍경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유람선이 출발했다.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호수의 청량함과 광활함은 배가 되었다. 밖으로 나와 본 하늘에는 갈매기가 날고 있었다. 배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따라오기도 하고, 배 위에 앉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갈매기들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난간을 잡고 바람을 느끼며 호수를 가로질러 갔다. 멀리서 작게 보이던 두 섬이 가까이에 보였고, 방금 전까지 산책하고 있던 육지는 아득하게 멀어졌다. 호수 한가운데 들어와 있다는 것이 실감 났다.


(왼쪽) 반대편 선착장 / (오른쪽) 호수 위에 떠있는 갈매기들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처음 탑승한 선착장 반대편에는 다른 선착장이 있었다. 배에서 내려 관광하다 다음에 오는 배를 타고 돌아갈 수 있는 것 같았다. 필자는 기차를 타러 돌아갈 시간을 맞춰야 해서 중간 관광은 생략하기로 했다. 두 번째 선착장은 잠시 멈춰서 보기만 했으나, 그때 본 풍경이 인상 깊게 남아있다. 호수의 맑고 푸른빛과 선착장 뒤편의 숲, 그리고 햇살의 조화가 정말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방향을 돌린 유람선은 처음 탑승한 선착장으로 돌아갔다.

버스를 기다리며 본 마지막 풍경 (사진 출처: 김예린 청년기자)

도야호 관광을 마치고 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 대합실로 돌아갔다. 버스를 기다리며 쨍한 날씨와 어우러지는 도야의 마지막 풍경을 감상했다. 역시나 고요하고 차분했다. 여행했던 당시는 한여름이었기 때문에 분명 더운 날씨였다. 그럼에도 시야에 푸른빛이 가득해서인지 도야에 대한 기억은 청량하게 남아있다.


(기사 작성 : 청년기자단 김예린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 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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