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의 중요한 특징으로 탐미주의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와 결이 다른 문화도 일본에 존재한다. 탐미적이라는 것은 감각중심적이라는 말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는데 감각을 넘어서는, 인지적 양식에 해당하는 가 일본 미술에서 종종 발견되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덤벙문화와 강박문화의 길항이다. 연재를 시작하며 이야기 했듯이 한 국가의 전체문화는 하위문화들 간의 밀고 당기는 관계 속에서 바라보아야 문화의 다면적인 특징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그런 관계 들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일본의 크지 않은 기업에서 10년간 근무한 한국인 A씨는, 고국에 계신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사정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야해서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이 회사에서 10년이나 일했으니 어느 정도 두둑한 퇴직금을 받을 것도 기대하였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퇴직금을 지급할
한 점의 참치회를 집어 와사비(고추냉이)와 간장을 묻힌 후 입에 넣는다. 서서히 입안에 참치와 간장 그리고 고추냉이의 맛과 향이 퍼지기 시작한다. 지그시 눈을 감고 온 신경을 혀와 코에 집중하자 첫 맛과 향의 뒤에 숨어있던, 청정한 바다를 헤엄치던 참치의 기운과 고추냉
한중일의 사찰 입구에는 대개 사천왕상 아니면 인왕상이 지키고 서 있다. 대체로 부처님의 수행을 방해하는 생령이라고 하는 악귀들을 발로 짓밟고 서 있는 모습인데, 그렇게 하여 부처님의 수행을 돕는 존재다. 발 아래 깔린 생령들은 괴로움에 몸부림 치고 있다. 생령들은 원래
필자의 나이 탓일까? 주변에 회사를 정년퇴임하는 지인들이 늘어 나고 있다. 보기에 너무도 건강하고 아직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는데 단지 정년이 되었다는 이유로 회사를 나가야 하는 것이다. 한편, 나이와는 상관없이 현역으로 열심히 일하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다. 법에서
일본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최고의 우키요에 작가 호쿠사이(葛飾北斎)는 장수했다. 90세가 되어 기력도 쇠하고 죽음이 목전에 왔음을 느낀 호쿠사이는 “몇 년만 더 시간이 있다면 그림이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텐데”하며 안타까워했단다. 도쿄에서 호쿠사이전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법률체계는 일본으로부터 대륙법계의 근대 법률체계를 계수한 것이다. 따라서 법률체계 면에서 보면 일본과 상당히 비슷하다. 하지만 법률이란 그 나라의 사회・문화의 총결집체이기에, 아무리 같은 법률체계에서 출발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적용하고
지난 번 글에 이어 통제감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일본인들은 통제감을 얻기 위해 축소지향과 반대의 지향성을 갖기도 한다. 바로 확장이다. 바다에 떠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깊이와 방향을 알 수 없는 망망대해에서 빠른 물살과 거대한 파도까지 친다면 우리의 통제감은 절망적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몇 년 전, 중국을 여행할 때의 일이다. 북경의 어느 공원을 둘러보는데 5, 60대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피켓이나 뭔가가 달린 우산을 들고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무엇이 달려 있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자신들의 미혼 자녀들의 키,
필자가 처음 일본에 체재한 것은 2000년 3월부터 1년간으로, 와세다대학 법학연구과(우리의 법학과 대학원) 객원연구원으로 있었던 시기였다. 당시 한국은 1997년 말의 IMF 외환위기 사태를 겪고, IMF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요구를 수용하여 상법 회사편(이하, 편의
한국과 일본의 문화는 그 뿌리를 중국에 둔 것들이 많다. 그런데 그 문화가 일본에서 더 발전한 경우들이 적지 않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통제감’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통제감이란 자신의 삶과 환경에 대한 주체적 영향력이나 예측력과 같은 것들이
오래된 궁금증 하나. 왜 중국에는 무협영화가 많고 일본은 공포영화가 많으며 한국영화에는 욕설과 코믹 터치가 빠지지 않을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하나씩 찾아보자. 이번 글에서는 먼저 일본의 공포영화를 살펴본다. 최근에는 세 나라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영화를 만들기
유럽의 축구시즌이 시작됐다.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한일 양국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응원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국선수들의 활약이 더 눈부실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FIFA 랭킹이 더 높더라도 특출한 활약을 보이는 면면들은 한국이 월등하게 많
필자가 대학을 다닐 무렵에는 법학과에 진학하려는 여학생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당시 필자가 다니던 대학의 법학과 한 학년 정원은 350여명이 넘었는데(당시는 ‘졸업정원제’가 실시되고 있어 입학 정원이 늘어난 때였다. ‘졸업정원제’란 학과별 또는 계열별로 졸업할 때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