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노테선에 남은 두개의 ‘열리지 않는 건널목’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도


(사진) 일본의 한 풍경 (연합뉴스 제공)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전차 건널목에서 두 주인공이 있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딸랑딸랑 경고음을 내며 차단기가 오르락내리락하거나 두 주인공을 갈라 놓듯 덜컹 덜컹 전철이 지나가는 그 건널목이다. 지하철이 보통인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인 이 전차 건널목 일부에서 최근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노리모노뉴스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노선 '야마노테선'의 건널목 중 일부가 심각한 '(차단기가) 열리지 않는 건널목'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건널목은 차단기가 열려야 길을 건널 수 있는 구조인데, 차단기가 늦게 열려 건널목 앞 대기가 너무 길어지는 것이 문제다. 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요요기(代々木)역 바로 옆에 있는 '우마야미치(厩道) 건널목'과 '아오야마도오리미치(青山街道) 건널목'이다.

'열리지 않아!' 역 앞의 건널목

노리모노뉴스에 따르면, 요요기 역 서쪽 출구 앞에서 선로 동쪽으로 가는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그중 북쪽 길에 우마야미치 건널목, 남쪽 길에 아오야마도오리미치 건널목이 각각 야마노테선(여객선)의 가드를 넘으면 바로 나타난다고 한다.

모두 일방통행의 좁은 길이지만 역과 번화가인 메이지도오리가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통행자는 끊이지 않고 수시로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차단기가 내려온다.

“정말 안 열려요 저 건널목”. 아오야마도오리에서 메이지도오리로 빠져나간 뒤 일본의 기타산도(北参道)역 부근으로 이사를 왔다는 30대 남성은 노리모노뉴스 인터뷰에서 건널목 앞 대기가 너무 길어 놀랐다고 한다. 통과 열차의 대수는 평일 아침 8시 대에 45대에 이른다.

건널목에서 열차의 접근을 나타내는 램프가 북행, 남행 모두 점등하며 남행 열차가 통과, 이윽고 북행 열차도 오고 곧 건널목이 열려 건널 수 있겠다고 생각했더니 열차는 멈추고 승객과 건널목 대기하는 사람들은 눈이 마주친다. 그러던 중 남행 열차가 다시 접근…이런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환승 구간이 많은 신주쿠 역과 가깝기 때문에 신호가 있고 열차 지연이나 승강장 출발 지연 등의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에 열차가 건널목 위에서 자주 정차해 버리는 것이다.

시부야구는 1990년대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국가에 선로를 지하에 둘 것 등을 요청해 왔지만, 2022년 현재도 입체 교차는 실행되지 않았다. 보행자가 횡단할 수 있는 자유통로의 설치 등에 대해서도 '주변 지형 등 물리적 제약으로 실현성이 낮아 유효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있습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두 건널목 사이는 100m 정도이지만, 물리적 제약으로 화물선을 고가 도로나 지하 도로에 설치하는 것도 어렵고 주요 도로이기 때문에 통행 금지 시 지역의 반발이 일어나는 등의 문제가 있으며 건물 밀집 지역으로 두 도로 모두 개량 계획은 없다고 한다.

노리모노뉴스에 따르면, 2021년 12월에는 우마야미치 건널목을 건넌 트레일러가 좁은 커브를 돌지 못해 오도 가도 못하고 장시간 선로를 막는 사태도 발생했고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일본 도시 풍경의 상징이기도 한 건널목은 일부에선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되는 바이다.


(취재 기자 : 나인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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