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공계 여성 육성, ‘수학을 못한다’ 고정관념 타파가 과제


(사진) 2023년도 입학 대학 입시를 둘러싼 주요 학부별 여자 지원자 비율 (산케이신문)

25일 폐막한 주요 7개국(G7) 남녀 공동참여·여성활약담당 장관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이공계 분야로 나아가는 여성의 경력 형성을 지원할 필요성이 강조됐다. 일본의 대학 교육에서는 모노즈쿠리(장인 정신 기반의 제조 문화)를 지탱하는 기계와 전기 등 공학 영역을 배우는 여성이 적은 게 눈에 띈다. 이는 기술이나 사회를 혁신하는 이노베이션을 저해할 수 있어 성별에 의해 만들어진 고정관념 타파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OECD 중 최하위
“무의식적 편견과 고정적 성별 역할 분담 의식을 없애는 교육의 중요성이 회의에서 지적되었다”

공동선언 채택 후 기자회견에 임한 오구라 마사노부 담당상은 회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2019년)에 따르면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입학자 중 여성 비율은 각국 모두 저조하다. 일본은 공학계에서 16%로 회원국 평균(26%)을 크게 밑돌고 비교 가능한 국가 중 최하위다. 그런데 근소하지만 변화의 조짐도 엿보인다.

올봄 대학입시에 대해 대형 입시학원인 가와이주쿠가 발표한 학부별 지원 현황의 여자 비율을 보면 국공립대 이과부는 26%, 공학부는 17%로 모두 전년 대비 1%p 증가했다. 사립대는 각각 32%, 19%로 모두 전년 대비 2%p 증가했다.

가와이주쿠 교육연구개발본부의 곤도 오사무 수석연구원은 “예전에는 여학생이 이과 진학을 희망해도 부모가 문과로 진로를 바꾸도록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현재 수험생 부모들을 보면 비교적 자유로운 진학 경험을 가진 4년제 대학 졸업생이 늘어나 자녀의 희망을 존중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여자는 수학을 못한다?
국공립대 공학부의 여자 비율을 자세히 보면 생물공학·생명공학 39%, 건축학 30%, 응용화학 28% 등은 비교적 높은 반면, 기계·항공은 8%, 전기·전자는 7%에 불과해 “전체 공학부의 여자 비율을 낮추는 구도”(곤도 연구원)다. 이들은 입시과목 중 수학과 물리가 필수인 분야다.

“고등학교에서 물리를 선택하지 않는 여학생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공학부의 기계와 전기 같은 분야는 진로를 결정하는 초기부터 진로 희망 대상에 들지 못하고 있다”. 요코야마 히로미 도쿄대 교수(과학기술사회론)는 이같이 말한 뒤 “중학교에서 여학생의 물리 기피 현상이 일어나는 경향이 엿보인다. 공학부의 여자 비율을 높이려면 중학교에서의 지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자 정원’에 과제도
이 같은 배경은 더욱 복합적이다. 요코야마 교수에 따르면 일본 사회에서 여성은 수학을 못한다는 ‘수학 스테레오 타입’이라 불리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다. 하지만 OECD의 국제학습도달도조사(PISA, 2018년 실시)에서 고1 여학생의 수학적 응용력은 522점이었다. 수학 스테레오 타입에 노출되었어도 남학생(532점)과 10점 차이밖에 벌어지지 않았다.

“공학부 졸업 후 취업 이미지가 전달되지 못한 것도 크다”고 말한 요코야마 교수 등이 참가한 연구팀이 중1 남녀 학생에게 ‘취업의 유리함’, ‘평등 사회의 중요성’, ‘여자도 수학을 잘한다’ 등 정보를 전하자 여학생의 이과 진학 의욕이 높아졌다.

대학도 변화한다. 작년도는 나라여자대학이 여자대학 중 처음으로 공학부를 설치했다. 내년에는 오차노미즈여대에 공창공학부(가칭)가 신설된다. 입시에 ‘여자 정원’을 마련하는 대학도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추천형 입시가 많은 ‘여자 정원’ 중에는 필기시험에서 물리를 제외할 수 있는 대학도 있다. 요코야마 교수는 “입시의 부담을 가볍게 하면 여자 비율은 오르겠지만 그것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수학이나 물리를 공부해 달라는 본래의 메시지를 반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마사키 에이지)

* 산케이신문  https://www.sankei.com/article/20230625-SQ5PKTGFBFLUJH4A2PJFR2SKU4/  2023/06/25 20:04

* 본 기사 번역은 JK Daily 책임하에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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