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가키가 품은 보물들 ②


천혜의 자연, 이시가키의 풍경들

푸른 바다가 끝도 없이 펼쳐진 이시가키 섬. 해변에 서 있는 이들을 유혹하듯 파도가 잔잔하게 밀려온다. 이글이글 내리쬐는 햇빛에 눈이 부시면서도, 눈을 감지 않는다. 이시가키는 소란한 일본의 대도시 여행과는 전혀 다른 감성을 준다. 아름다운 바다, 그것만으로도 하루는 풍성해진다. 하지만 천혜의 자연만 감상하고 가기에는 5시간이나 날아온 거리가 아쉽지 않을까 하여 소박한 관광지 몇 곳을 더 찾았다.


세계에도 잘 알려진 이시가키의 흑진주와 오키나와의 상징인 시사를 보고 왔다. 가는 길에 펼쳐지는 풍경은 덤 아닌 덤. 섬을 떠나기 전에는 가방 두둑이 채워줄 쇼핑까지. 이사기키가 품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나고 왔다.

오키나와의 수호동물인 시사


바다의 비밀, 류큐 흑진주 센터


이시가키의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 속에 품고 있는 비밀 때문이지 않았을까. 푸른 바다 아래 영롱한 빛깔을 띠는 흑진주들이 숨어 있을 터이니 말이다. 이시가키는 흑진주 양식으로 일본 내에서 꽤 유명한 섬이다. 그 명성은 남태평양의 타히티와 견줄만하단다. 당연히 여행자 중에는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흑진주 액세서리를 사 가는 사람도 꽤 있다.

흑진주를 세공하여 만든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류큐 흑진주 센터는 이시가키의 보물, 흑진주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이다. 안에는 이시가키산 흑진주로 만든 다양한 액세서리를 팔고 있다. 척 보기에도 고급스럽고 값비싸 보여서 감히 손을 대기조차 무섭다.


류큐 흑진주 센터는 간혹 흑진주 박물관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건물 반대편으로 가면 박물관처럼 흑진주와 관련된 자료를 전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된 품목 중에는 거대한 가리비 껍데기도 보인다. 그 안에서 검은 진주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니 조금 신기하다.

흑진주 관련 자료도 전시하고 있다


행운을 부르는 시사, 요네코야키 시사 수공예관


오키나와에는 ‘시사’라고 불리는 전설의 동물이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의 해태와 비슷한 외모랄까. 사자의 모양과 닮았다. 시사는 꼭 두 마리가 함께 붙어 있다고 한다. 한 마리는 입을 벌리고 있고, 한 마리는 입을 닫고 있다. 각각 행운을 잡으면 놓치지 않으려 굳게 닫은 입과, 액운을 내쫓기 위해 크게 벌린 입. 이시가키를 포함해 오키나와에서는 대부분 이 시사들을 만날 수 있다. 대문이나 지붕 위, 집 입구 등에 자리를 잡는다.


크기와 색, 모양이 다양한 시사 조각품

이시가키에는 오키나와의 상징과도 같은 시사 수공예관이 있다. 다양한 크기와 색, 모양, 디자인의 시사를 만날 수 있는 박물관 같은 장소다. 요네코야키 시사 수공예관은 입구부터 단색의 화려한 시사 동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상점 안으로 들어가니 가지각색의 시사들이 웃고 있다. 건물 뒤편의 넓은 공터에는 마치 조각 공원처럼 거대한 시사 조형물이 서 있다. 뚱뚱하거나 키가 크거나, 얼굴이 뭉툭하거나 도깨비처럼 험한 외형을 지녔거나. 서로 너무 다른 모습이라 하나하나 뜯어보게 된다.

넓은 공터에 조각처럼 서 있는 시사 동상


그냥 떠나기 아쉽다면, 막스 밸류 쇼핑몰


일본의 어느 지역을 여행하더라도 드럭스토어는 꼭 들리게 된다. 일본의 약품과 화장품, 과자 등은 한국인에게 매우 유명한 편이라, 여행자들이 늘 빼놓지 않고 사가는 기념품이다. 이곳에 사는 시민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약국이나 쇼핑몰일 수 있지만, 한국인에게는 아니다. 굉장히 다양한 것들을 팔고 있어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곳이랄까. 일본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익숙한 제품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5,000엔 이상 구매하면 면세 혜택을 받는다고 하니, 하나라도 더 바구니에 넣게 된다.

한국인들에게 인기있는 의약품, 화장품, 간식거리가 잔뜩 있다

물론 이곳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이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건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일본에서 사는 게 더 저렴하다 보니 잔뜩 사게 되는 것일 뿐. 막스 밸류 쇼핑몰에는 드럭스토어 외에 큰 마트도 있다. 관광 기념품과 거리가 먼 먹거리와 생필품도 구경할 수 있으니 또 다른 재미를 전한다. 여행의 끝은 항상 쇼핑으로 마무리된다. 두 눈에 충분히 경치의 아름다움을 담았으니, 양손 가득 선물을 사서 가방에 담는 것은 어떨까. 묵직한 가방은 돌아가야 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충분하다.



글 | 사진 : 엄지희
저작권 : 벡터컴



저작권자 ⓒ JK Dail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JK Dail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