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 ‘레트로’ 모지코와 복어의 도시 시모노세키

모지코 한 바퀴

  구 모지 세관은 모지코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물이다. 1909년에 발족하여 쇼와시대의 초기까지 세관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세관 업무의 소개와 휴게실, 간몬 해협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실 등이 있다.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고 무더운 여름에 방문한다면 강한 햇볕을 피하기 딱 좋은 장소이다.

빨간 벽돌이 복고 느낌을 내는 구 모지 세관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세관의 내부는 과거 세관 청사 업무를 보던 당시의 모습 그대로인 듯한 느낌. 짙은 갈색의 목조가 중후함과 함께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느낌을 준다. 구 모지 세관에 관한 서적과 팸플릿이 있으니 세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은 이를 손에 쥐고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시모노세키의 영도대교라 불리는 블루윙모지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그리고 예상치 못한 행운을 만났다. 모지코에 있는 작은 다리, 블루윙모지가 열리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갑자기 다리를 건너는 것을 막길래 당황했는데, 배의 통행을 위해 다리를 여는 것이다. 부산 영도대교는 다리 열리는 것을 보러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는데 나와 친구들은 운 좋게 귀한 장면을 목격했다. 꽤 자주 열리니 굳이 보기 위해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모지코 역의 모습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아름다운 모지코의 건물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모지코역이다. 과거에 멈춰있는 느낌, 유럽 같은 느낌이 나는 듯도 한 모지코 역. 아름다운 외관의 모습에 다들 모지코역 앞에서 사진을 찍지만, 더 아름다운 곳은 모지코 역의 플랫폼이다. 열차와 오래된 목조가 자아내는 분위기가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플랫폼 안팎으로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필자도 사진으로 남겼지만, 카메라는 역의 분위기를 다 담아내지 못했다. 역사에 앉아 모지코 역만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고 오자.

(왼쪽) 늘어선 상점가, (오른쪽) 바나나맨과 액자 프레임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 줄을 서 있는 곳은 바나나맨 동상이 있는 상점가 거리이다. 바나나맨 동상과 함께 액자 프레임이 놓여있다. 이곳은 간몬 해협과 구 모지 세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인기이다. 모지코를 방문하면 이곳에서 무조건 사진을 찍는 듯하다. 액자 프레임보다는 바나나맨이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더 길었다. 호쾌한 표정의 바나나맨과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 스팟의 바로 맞은편부터 늘어진 상점가는 쇼핑몰로 이어진다. 기념품 가게, 아이스크림 가게 등 다양한 가게가 많이 있다. 이 점포들을 구경하는 것도 모지코 레트로의 하나의 즐거움이다.

시모노세키 한 바퀴

(왼쪽) 가라토 시장, (오른쪽) 단노우라 전쟁 터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모지코에서 간몬대교를 이용하면 금방 시모노세키로 갈 수 있다. 시모노세키를 대표하는 시장, 가라토 시장을 지나 필자는 단노우라 전쟁터를 방문했다. 단노우라 전쟁터는 일본의 헤이안 시대에 미나모토 가문과 다이라 가문이 벌인 단노우라 전투의 전쟁터이다. 그래서 양 가문의 무사 조각상이 있고, 전투하는 모습을 표현한 동상 등이 있다. 단노우라 전쟁터는 간몬대교의 바로 아래에 위치해 간몬대교와 간몬해협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역사적인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크지 않고 도로 근처에 있어 스쳐 지나가기 쉽지만,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카마 신궁으로 향했다. 시모노세키에는 아카마 신궁이 두 개가 있는 듯하다. 가라토 시장, 단노우라 전쟁터 근처의 아카마 신궁이 시모노세키에서 유명한 아카마 신궁이다. 길을 찾을 때 헷갈리지 않을 것에 유의하기 바란다.

소나기 내리는 아카마 신궁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새 빨간 아카마 신궁(赤間 神宮). 이름에 ‘아카 赤’가 들어있는 이유를 신궁을 보자마자 알아챘다. 신궁의 건물에 빨갛지 않은 것이 없다. 신사 입구에 위치한 문의 밑부분은 하얗고 윗부분은 빨간 것이 보통의 일본 신사, 신궁과는 다른 아카마 신궁만의 특징이다. 신궁의 문 형태도 일반적인 신사와 다른데, 이는 용궁 양식이다. 아카마 신궁에서 모시는 안토쿠 왕이 단노우라 전투 때에 물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였는데, 이 안토쿠 왕이 용궁으로 간다는 전설을 반영하여 용궁 양식으로 지었다

마네키네코 오미쿠지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아카마 신궁도 다른 신사와 마찬가지로 오미쿠지(운세뽑기)를 뽑을 수 있다. 필자는 오미쿠지를 뽑는 것을 좋아해서 신사에 가면 항상 뽑는다. 아카마 신궁에서도 뽑으려 찾고 있었는데, 눈에 들어온 독특한 오미쿠지가 바로 마네키네코 오미쿠지였다. 마네키네코는 한 쪽 앞발을 들고 누군가를 부르는 모습을 한 고양이이다. 손님이나 돈을 부른다 하여 일본의 식당이나 상점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 마네키네코 오미쿠지는 다른 신사에서 보지 못했고, 둘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궁금했다. 호기심에 마네키네코 오미쿠지를 뽑았다. 손톱 정도 크기의 마네키네코와 오미쿠지가 함께 들어있다. 이 마네키네코가 행운을 불러 준다고 한다. 아카마 신궁에 방문한다면 귀여운 마네키네코 하나 뽑아보는 것은 어떨까.

  해가 지려고 할 때 히노야마 공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히노야마 공원은 히노산 정상에 위치한 공원이다. 생각보다 히노야마 공원이 꽤 높은 곳에 있다. 차로 올라갈 때 끝없이 산을 돌며 올라갔다. 높은 곳에 있는 만큼 절경을 선사한다. 봄에는 튤립이 가득 펴 꽃구경 하러 가기에도 좋다.

히노야마 공원에서 내려다 본 간몬대교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히노야마 공원에서는 세토 내해와 동해가 함께 보인다. 간몬 대교가 아주 잘 보이고 날씨가 좋아 모지코와 시모노세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 시원한 바람과 풀 내음으로 가득해 눈에는 즐거움을 마음에는 안정을 준다. 일본 전국에서 가장 멋진 야경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1천만 달러 짜리 전망’이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올라가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해가 지기 전에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밤은 더 아름답다니,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시모노세키의 복어들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시모노세키를 둘러보며 자꾸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복어. 아카마 신궁으로 가는 길에 있던 우체통도 복어, 맨홀도 복어. 유명한 음식도 복어. 유명 캐릭터의 시모노세키 한정판도 복어 복장. 시모노세키 전체가 복어로 가득하다. 복어가 바로 시모노세키의 명물이라고 한다.

(왼쪽) 복어가 들어간 회 덮밥, (오른쪽) 가와라 소바 (사진 출처: 김가연 청년 기자)

  시모노세키하면 복어, 야마구치현하면 가와라 소바. 야마구치현이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다. 시모노세키시는 야마구치현에 속해있다. 그래서 야마구치현의 명물 가와라 소바를 이야기한 것이다. 복어도 가와라 소바도 시모노세키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와라 소바의 가와라는 기와라는 뜻으로 기왓장 위에 소바를 얹어 먹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소바와는 완전히 다르다. 개인적으로 일반 소바보다 훨씬 맛있다고 느껴서 야마구치에 간다면 반드시 추천하는 음식이다.

  복어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도 시모노세키의 복어는 맛있었다. 하얀 속살에 검은 껍질이 복어인데, 입에 넣으면 신선함이 느껴졌다. 다른 생선회보다 훨씬 쫄깃한 식감이었다. 복어는 다른 곳에서는 먹기 힘들고 시모노세키를 대표하는 생선이다. 그러니 꼭 시모노세키에서 복어 요리를 체험해보길 바란다.


(기사 작성: 청년기자단 김가연 기자)
*본 기사는 JK-Daily 제1기 청년기자단에 의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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