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처음부터 일궈가겠다” 日 와지마칠 35년 경력의 마키에 장인…가설주택서 재기에 한걸음


(사진) 2차 피난처에서 취재에 응한 마키에 장인 후루하라 히데키 = 21일, 이시카와현 고마쓰시 (산케이신문)

일본 노토반도 지진으로 2차 피난한 이재민 중에는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에서 전통산업 ‘와지마칠’(와지마 지역의 전통 칠기) 장인도 있다. 재해지의 인프라 복구가 늦어져 언제쯤 와지마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와지마칠의 섬세한 기술을 받쳐주는 장인 네트워크를 벗어나 재개를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 명의 장인이 1일 이시카와현 미노시의 미나시 가설주택을 자택 겸 공방으로 옮겼다. “갈고 닦은 기술을 발휘한 마키에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제작 거점에서 재출발을 위한 한걸음을 내디뎠다.

후루하라 히데키(52)는 칠기 표면에 그림이나 문양 등을 옻칠로 그리고, 금이나 은 등의 금속가루를 뿌려 도안을 완성시키는 ‘마키에 장인’이다. 그는 표면을 갈아 산자락이나 안개 등의 깊이를 표현하는 고도의 기법 ‘육합연출 마키에’를 선호한다. 백화점 등에서 작품전도 개최하는 등 35년 경력의 전통 공예사다.

저녁 무렵, 공방에서 일을 끝낸 직후에 지진이 발생했다. 지어진 지 200년된 안채는 크게 기울어졌고, 공방은 도구와 수십 점의 작품들로 엉망이 됐다. 입자 크기에 따라 20가지로 나눠 쓰던 금가루는 뒤섞여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자택 겸 공방은 와지마 시가지로부터 10km가량 떨어진 산간 마을이다. 가족들은 무사했지만, 도로가 끊어져 고립되었다. 산장에 있던 발전기를 가져왔고 집에 있던 식량을 조금씩 먹고 지냈다. 구조된 것은 6일 아침이다. 작품을 캐리어에 채워 넣을 수 있을 만큼 채워 넣었고, 자위대의 헬리콥터에 매달았다.

이후 자택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2차 피난처인 이시카와현 고마쓰시의 온천 료칸에서 지냈다. “식사도 나오고 온천에도 들어갈 수 있어 피난 생활에 문제없다”지만,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집을 복구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큰 결단을 내렸다. 우선 와지마를 떠나 고마쓰시와 인접한 노미시의 미나시 가설주택에 자택 겸 공방을 차리기로 한 것이다.

다만, 와지마를 떠나 와지마칠 작업을 이어가는 것은 녹록치 않다.

와지마칠은 하나의 작품에 많은 장인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조밀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많은 공정에 각기 다른 전문의 장인이 관여하면서도 작품을 원활하게 제작할 수 잇는 것은 같은 지역에 살기 때문에 가능하다. 와지마를 나온다는 것은 장인 네트워크에서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제작 환경도 크게 바뀐다. 천분의 1mm 단위의 섬세한 작업으로 옻칠이 굳는 데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다르다. 오랜 기간 익숙한 공방이 아니면 숙련된 기술이 진가를 발휘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1일, 후루하라는 새로운 거점을 옮겼다.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이렇게 길게 일을 떠난 것은 인생에서 처음이다. 지금은 어쨌든 하루라도 빨리 일하고 싶다”며 힘주어 말했다.

후루하라가 마키에를 입힌 고급 만년필은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브랜드로부터는 “이제껏 해왔던 대로 발주를 넣어 응원하겠다”며 든든한 말도 들었다고 한다.

“마키에 작업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 다시 처음부터 일궈가겠다” (하나와 마사노리)

* 산케이신문  https://www.sankei.com/article/20240201-XMRGEFZFPJLENIDUGH222H2M7U/  2024/02/01 16:01

* 본 기사 번역은 JK Daily 책임하에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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